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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and Theory pISSN: 2713-7678

Journal Abbreviation : D&T
Frequency : Biannually
Doi Prefix : 10.46577/DAT.
Year of Launching : 2020
Publisher : Department of Dance Theory, School of Danc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About D&T more

Dance and Theory (D&T) is a bi-annual peer-reviewed journal for dance scholarship, published by the Department of Dance Theory, School of Danc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Reflecting our department’s interdisciplinary approach and wide range of subjects, including aesthetics, anthropology, history, science, and arts management, Dance and Theory aims to engage with academic debates on dance and address cross-disciplinary research with a dance perspective. In so doing, the journal intends to stimulate dance discourses across its artistic, educational, and theoretical fiel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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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ce and Theory Vol.11 No.1 pp.113-118
DOI : https://doi.org/10.46577/DAT.2025.11.5

Resistance in the Age of Infodemic: A Review of Han Byung-chul's "The Dominance of Information"

Eun-bi Le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Bachelor's degree

Abstract


인포데믹 시대의 저항: 한병철 『정보의 지배』 서평

이은비*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초록


    Ⅰ. 들어가며

    매일 아침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해제하면 친구의 메시지, 실시간 뉴스, 광고 알림, 유튜브·틱톡의 맞춤형 추천 영상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선택한 콘텐츠만 골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모든 클릭·검색· 공유 기록을 정밀하게 수집·분류하는 알고리즘과 거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한 다. 개인의 사적인 순간은 공공 데이터로 전환되고, 이 데이터는 곧 통제와 관리 의 대상으로 편입된다. ‘투명성’이라는 이름 아래 이루어지는 이 과정은 곧 ‘정보 권력’의 작동이다.

    이러한 정보체제는 대중예술 영역에서도 뚜렷이 작동한다. K-팝 신곡은 유튜 브 조회수와 틱톡 댄스 챌린지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팬덤은 ‘좋아요’와 공유 횟수로 충성도를 증명한다. BTS의 온라인 콘서트는 AR 필터와 실시간 댓 글을 결합해 공연을 재구성하지만, 참여자는 자신이 생성한 데이터가 무대 연출 에 반영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는 시청·청취 이 력을 기반으로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만을 반복 추천함으로써 이용자의 문화 경험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 동일한 물리적 공간에 있어도 이용자는 각기 다른 ‘사실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틱톡의 짧은 영상과 밈은 즉각적 감정을 자극하고, 무비판적 확산은 공적 담론 을 잠식한다. 필터 버블 속에서 이용자는 자기확증 편향에 갇히며, 버추얼 인플루 언서는 해시태그와 스폰서십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과 브랜드의 욕망을 가시화한 다. 이처럼 대중예술은 소비자의 데이터를 순환시키는 고리로 기능하지만, 동시 에 이를 비판적으로 전복하는 실험도 존재한다. 하토 스테이어럴은 감시 카메라 영상을 무작위 편집해 투명성 이면의 통제를 드러내고, 케빈 앱오쉬는 생체 데이 터를 NFT로 판매해 인간이 데이터 상품으로 환원되는 아이러니를 드러낸다. 런 던의 오픈 프레스 프로젝트처럼 작가와 관객이 함께 뉴스 팩트를 교차 검증하는 워크숍은 예술이 소비를 넘어 비판적 사유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의 지배에서 한병철은 정보가 단순한 소통 도구나 소비재가 아니라, ‘투명성’과 ‘자율성’이라는 미명 하에 개인과 공동체를 내부에서 지배하는 권력 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매번 스크롤하기 전 “이 메시지는 누구를 이롭게 하고, 누구를 침묵시키려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것을 촉구한다. 이 책은 정보 과잉 과 통제의 그물망 속에서 진실과 민주주의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그리고 예술 과 대중문화가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무용 분야에서도 팬덤 중심의 소비 패턴, 온라인 스트리밍 공연, 플랫폼 알고 리즘이 공연 노출과 담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본 서평은 이러한 정보 권력 구조가 무용 창작·유통·비평 구조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를 이해하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다.

    Ⅱ. 정보의 체제

    한병철은 ‘정보체제’를 디지털 시대 권력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한다. 정보체 제는 개인의 클릭·검색·공유와 같은 일상 행위를 데이터로 전환해 기록·분류하 는 메커니즘이다. 이 데이터는 맞춤형 추천에 활용되지만, 실제로는 소비 패턴을 예측·조종해 취향과 행동을 통제하는 연료가 된다. 투명성이 강조될수록 사생활 은 더 노출되지만, 그 정보가 다시 통제 장치로 환원된다는 역설이 발생한다.

    정보체제의 작동 과정은 세 단계로 설명된다. 첫째, 디지털 플랫폼은 이용자의 모든 활동을 측정 가능한 지표로 전환한다. 둘째, 수집된 지표는 빅데이터 분석과 AI 알고리즘에 투입되어 개인별 프로필을 구축한다. 셋째, 이 프로필을 기반으로 추천·타게팅이 이루어져 이용자의 다음 행동을 예견·유도한다. 이로써 이용자는 주체적 결정을 내린다고 믿지만, 사실상 ‘자율적 통제’라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

    사회적 파급력도 크다. 소비시장에서는 개인화된 광고와 콘텐츠가 ‘퍼스널 데 이터 경제’를 형성해 누구나 자신을 브랜드화하도록 압박하고, 정치 영역에서는 소셜봇과 다크 광고가 여론을 은밀히 조작하는 ‘인포크라시’로 발전한다. 필터 버블이 고착화되면서 서로 다른 정보 생태계가 병렬적으로 공존하고, 공론장은 분절된 전장으로 변질된다. 그 결과, 민주주의의 핵심인 경청과 숙의는 즉각적 반응과 감정적 자극에 자리를 내준다.

    예술·문화 영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K-팝 팬덤의 온라인 활동, 스트리밍 플랫폼 의 맞춤형 추천, 밈과 챌린지 같은 콘텐츠는 모두 이용자 데이터를 확보·재활용하 는 순환 구조의 일부다. 그러나 일부 미디어 아티스트들은 이를 비판적으로 재구 성하여, 예술이 감시와 통제 메커니즘을 폭로하는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보체제의 작동 방식은 무용계의 제작·홍보·관객 분석에도 동일하게 적용된 다. 안무가의 창작 의도가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관객 선호 분석에 의해 조정될 수 있고, 작품의 가시성은 예술적 완성도보다 알고리즘 친화성에 좌우될 수 있 다. 이는 무용이 예술적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보체제와 어떤 비판적 거리를 둘 것인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Ⅲ. 인포크라시

    인포크라시는 보이지 않는 권력 기술이 일상에 침투해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정치 패러다임이다. 과거 권력자가 광장에서 연설하던 방식과 달리, 오늘날 소셜 봇은 수십만 개의 가짜 계정으로 여론을 조작하고, 밈은 사실 검증 없이 대중 무의식을 교란한다. 밈은 짧고 강렬한 이미지와 문구, 유머가 결합되어 감정적 반응을 즉각적으로 유도하며, 필터 버블은 이견을 차단해 신념만을 강화한다.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더라도 개인별 알고리즘에 따라 전혀 다른 사실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 구조는 자유토론과 합리적 숙의를 마비시키고, 정치적 갈등을 전투로 전환 한다. 심리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특정 집단에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고, 분노 와 공포를 동원해 행동을 촉발하는 정교한 정보 조작 기술은 민주적 정당성의 토대를 붕괴시킨다. 한병철은 이를 ‘눈에 보이지 않는 전투’라고 비유하며, 전통 적 설득과 논증을 넘어 감정과 무의식을 직접 겨냥하는 전략이 현대 정치 권력의 본질이라고 분석한다.

    그는 인포크라시 극복을 위해 이용자가 정보 생산·소비 과정을 투명하게 인식 하고, 알고리즘의 전술을 분별하는 비판적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 적 토론 방식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는 신기술 시대 권력 구조에 맞서기 위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과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디지털 합리성’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회의 ‘일반의지’를 기계적으로 산출하며, 개인을 행동 데이터 제공자로 환원한다. 현실 마이닝 기술은 신체·언 어·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개인의 행동 반경과 심리 상태를 예측 한다. 정보체제와 인포크라시가 결합한 ‘데이터 주도의 인포크라시’는 민주주의 의 작동 원리를 근본적으로 뒤집는다.

    인포크라시의 구조는 무용 담론에도 영향을 미친다. SNS에서의 짧은 클립, 밈화된 동작, 팬덤 내에서만 유통되는 안무 해석은 비평과 담론의 다양성을 제한 할 수 있다. 또한 알고리즘이 ‘잘 팔리는’ 스타일의 움직임만을 부각하면, 무용의 신체 언어는 점차 표준화·상품화된다. 무용 이론은 이러한 정치적·기술적 환경 속에서 신체와 안무의 독자성을 어떻게 보존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Ⅳ. 파레시아

    제5장은 정보 과잉이 진실과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는 양상을 다룬다. 인 포데믹 속에서 가짜뉴스와 음모론은 검증된 사실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진실은 ‘늦깎이 정보’로 밀려난다. 디지털 환경은 정보의 지속성을 부정하고, 하이퍼리 얼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한다. 니체적 가치허무주의가 전통적 진실 기준을 붕괴 시키며, 공론장은 성찰과 합의 대신 음모론과 허무주의로 기운다.

    한병철은 이러한 진실 위기를 돌파할 열쇠로 ‘파레시아(parrhesia)’, 즉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제안한다. 파레시아스트는 공동체의 안녕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 고 검증된 사실을 고백하는 사람이다. 그는 “작은 고백도 정보 소음 속에서 혁명 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일상의 대화·온라인 공간·조직 내 회의 등 모든 공론장에서 파레시아의 실천을 요구한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팩트체크 조직과 익명 제보 시스템의 활성화, 교육 현장 의 디지털 리터러시 강화, 예술·문화 분야에서 정보와 진실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탐구하는 참여형 프로젝트 확대가 제시된다. 파레시아적 용기가 누적될 때, 분절 된 공론장은 다시 연결되고 민주주의는 회복될 수 있다.

    파레시아 개념은 무용의 사회적 역할과 깊이 연결된다. 무용은 언어 없이도 진실을 발화할 수 있는 장르이기에, 신체 표현을 통해 권력 구조나 사회적 불평 등을 드러내는 작업이 파레시아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무용가와 안무가는 작 품을 통해 위험을 감수한 진실 발화를 시도하고, 관객과의 감각적 경험을 통해 공론장을 확장할 수 있다.

    Ⅴ. 나가며

    정보 과잉은 단순한 지식 확산이 아니라 ‘인포데믹’이라 불릴 만한 재난이다. 이 재난 속에서 진실은 검증과 숙고의 시간을 잃고 언제나 가장 늦게 도착한다. 하이퍼리얼 이미지가 현실을 대체하며, 공론장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전장으로 변질된다. 자유토론과 합리적 숙의는 사라지고, 감정적 자극과 즉각적 반응만이 남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진실을 회복하는 유일한 열쇠는 파레시아다. 작은 고백들이 쌓여야 공론장은 검증과 경청의 공간으로 회복될 수 있다. 이용자는 “이 메시지 는 누구를 이롭게 하고, 누구를 침묵시키려 하는가?”를 묻는 습관을 가져야 한 다. 출처와 맥락을 검증하는 작은 실천은 공적 신뢰를 쌓는 초석이 되며, 이것이 모여 정보체제와 인포크라시의 통제를 넘어설 수 있다.

    정보의 지배는 정보 권력의 그물망 속에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일상 적 용기를 행동으로 촉구하는 책이다. 진실을 향한 작은 고백이 반복될 때, 우리 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분별력과 판단력을 지키고, 공동체적 연대를 회복하며, 자유와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다.

    정보의 지배가 촉구하는 ‘진실을 향한 용기’는 무용계에서도 실천될 수 있 다. 작품 제작과 유통, 비평 과정 전반에서 정보 권력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 으로, 무용은 신체 언어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진실·자율성 문제를 예술적으로 증언할 수 있다. 이는 무용이 단순한 감각적 소비재가 아닌, 사회적 사유를 촉발 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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